설풍
bokkicake
♬1. 눈의 언어커르다스의 하늘은 베시가 난생 처음 보는 빛깔을 하고 있었다. 끝없이 무채색으로 펼쳐진 구름 아래, 날마다 피부를 찢듯 부는 바람이 비수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베시는 무의식적으로 알아차렸다. 이곳의 추위는 림사 로민사에 찾아오는 겨울과는 사뭇 다르다는 것을. 베시는 저마다 추위를 견뎌내는 방식이 다르고, 눈의 언어 역시 그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낯선 땅, 낯선 억양 속에서 알아가고 있었다.성도 외곽, 설풍이 칼처럼 몰아치는 병참 기지ㅡ낯선 이들은 그곳을 "용머리 전진기지" 라고 불렀다ㅡ 베시는 케이크와 함께 그곳에서 머물렀다. 병사들의 숙소와는 구분된 작은 방, 창문은 얼어붙어 열지 않은 지 오래되었으며 잉걸불이 벽난로 안에서 타오르는 방. 그리고 몇몇 사람들을 만나는 동안 그들은 케이..
2026. 6. 16.